728x90
반응형

[조각글] 일기장 25

[일기장] 한껏 게을러진 나

주말부터 나는 계속 침대에 누워있다. 근 1달 간 복용하던 콘서타를 먹지 않았기 때문인지, 지난 1주일 간 신경을 빠짝 세웠던 것 때문인지 그냥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귀찮다. 쥐죽은 듯이 유튜브와 한몸이 되었다. 그렇게 벌써 3일이나 지나버렸다니...! 아직 면접 복기도 못했고 (실은 긴장해서 기억이 안나 복기가 안될 듯하다)(질문도 너무 많았고), 노트북 여러 파일도 정리하질 못했고, 이것저것 시험 핑계로 미뤄뒀던 일도 이제는 해야한다. 약을 먹으면 뭔갈 할 힘이 생긴다. 그런데 약을 안먹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마음과 몸을 편하게 뉘일 순 있다. 벼랑 끝에 몰리는 느낌이 없어진다. (물론 하루가 순식간에 없어지는 단점은 있다만).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맘껏 먹을 수 있고(변비는 덤), 잠도 ..

[일기장] 2번째 수익금을 다음 달이면 받을 수 있다!

2020년 4월 5일 처음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했다. 나는 목표나 꿈이 되게 두루뭉실한 편이다. 진로고민을 한창했던 시기였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나는 내가 아는 이야기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을 좋아해. 그 사람이 고마워할 때 보람차” 나는 워낙 궁금한게 많은 사람이었는데, 생각보다 사교성이나 정보 찾는 능력이 뛰어나진 않았었다. 어쩌다 내가 잘 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내가 정보를 얻어서 좋은 결과가 났을 때 그걸 남한테 알려주고 도움이되고 싶어서, 어쩌면 자랑하고 싶었었다. 중학생, 대학생 때 네이버 블로그에 일상글을 많이 올렸었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할까 싶었지만 사용자도 많은 반면 경쟁자도 많아 게으른 나는 그 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블로그가 업(..

[일기장] 나이가 들면서 취향이 생긴다

나, 20세기 사람 anping 안핑뚱이. 그닥 많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즘 드는 생각 ’예전엔 이것저것 써보는 것이 취향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조금 비싸더라도 나한테 마음에 드는 것만 찾는다‘ 흔히 나이가 든 사람보고 - 똥고집 노인네 - 어른들은 사고가 유연하지가 못하다 - 고지식하다 - 라는 말을 많이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고 한다는 의미였겠지만, 반대로 본인의 경험이 많아지며 취향이 생기고 가치관이 뚜렷해진다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내가 그렇다. 1. 상황 판단/ 사고회로가 굳어진다 - 굳이 도전하지 않는다 (미리 판단해버리고 만다)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될거야’ 하며 귀찮다면서 눈을 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내 능력을 내가 너무 ..

[일기장] 생명력

내 고향은 이미 더 만개했겠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도 하루가 다르게 꽃이 피고 있다. 앙상하던 나무에 초록색 작은 잎들이 돋아나고, 통통해진 가지끝이 터지길 기다리는 지금, 새로운 생명과 시간이 시작되는 기대로 가득찬다. 길어진 해가 비치는 오후의 시간들, 시원해지는 바람, 가벼워지는 옷차림들은 나를 조금은 들뜨게 한다. 긴 겨울과 더운 여름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는데 지금의 순간은 좀 더 천천히 지나가길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일기장] 가끔 인생은 고통스럽습니다.

사람들은 이성적이라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일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그렇습니다, 아니 사실 쭉 그래왔었던 것 같기도하지만... 무언가 모를 스트레스로 오랜만에 가슴 가운데가 엄청 죄여옵니다. 작년 12월 5일 최종합격을 받은 회사, 새로운 업무, 새로운 환경, 나름 익숙한 도시까지도, 금전적 여유... 당연히 저 자신도 가서 일할거라 생각하고 집도 내놓고-집도 구하러 다녀왔지만, 입사를 3일 앞둔 그날 아침에 입사를 포기했습니다. 회사 부모님 친구의 반응이 무서웠지만 정말 별 것 없더군요. 얼굴도 대면하지 못한 회사는 저를 대체할 직원에게 연락하기 위해 임용포기서를 제출하길 원했고, 부모님은 저의 선택을 순순히 존중해주셨고, 친구들이야 뭐 익숙한 반..

[일기장] 2022 하반기 농축협 최종합격

안녕하세요, OOO님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걱정이었다. 실은 면접을 보는 중에 벌써 합격한 것 같다는 걸 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필 합격 당일날 지역본부와 조합에서 연락이 와서 당혹스러웠다. 이런저런 생각 미루기를 며칠, 당장 앞둔 여행만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 다음엔?'. 이상하게 이번엔 합격사실을 몇몇 주변 사람말고는 숨기고 있다. 부모님도 모르신다. 낮에는 '그래, 입사해보는거야', 밤에는 '가는게 맞을까?'라고 자꾸 번복하게 되는 날들의 반복. 당장 거주지를 정리하고 옮겨야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선택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흘러간다. H와 대화하며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결과를 넌 가졌..

[조각글] 독립 첫걸음

친척들이 나를 부르던 아명이 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여전히 나는 아명으로 불리고 있고, 또 그렇게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O남' 셋째 아들을 낳길 바라는 흔한 이유였다. 장손으로 대를 이어야 하는 그 세대의 끝에서 나는 둘째딸로 태어났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촌스러웠던 아명이 호적으로 올라가진 않았지만, 현재 내 무난한 이름도 별 다를게 없다. 이름에 잘 쓰지 않는 내 이름 속 한자를 예전엔 특별하다고 착각했다. 언니는 '영글어라', 아들은 철학관에서 귀히 지어준 이름, 나는 '지혜를 이어라' 즉 대를 이어라는 의미의 이름. 시작부터 내 존재는 그리 환영받지 못했었나보다. 남자아이로 태어나지 못해 다음은 꼭 아들을 태어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존재였지, 오직 내가 잘 살길 바라며 지어준 이름이 아..

[일기] 사랑과 우정

오늘은 기념일. 사랑과 우정사이는 무엇일까 다들 고민하곤 하지만 우리의 다른점은 사랑과 우정이 함께라는 것 처음 만났던게 엊그제 같은데 훌쩍 어른이라고 할 법한 나이가 되어버릴 정도로 오래만났네. - 얼굴도 취향도 성격도 가치도 많이 바뀐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라오스에서 오늘을 보냈을텐데 아쉽지만 곁에 있음을 늘 감사하자. 그때의 설렘과 복잡한 느낌을 다시 되돌릴 순 없겠지만 대신 자리잡은, 새로운 감정들로 채워나갈 수 있겠지. 좀 웃긴 이야긴데 오늘 아침에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만약 네가 나한테 사기를 쳐서 내 전재산을 털어가 빈털털이가 된다면 나는 어떨까? 그냥 사람들이 연인을 정말 믿었는데 그럴리 없다고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근데 나는 정말 그럴리 없다고 믿어. 혹여나 일어나면 차라리 목숨을 ..

[짧은일기] 할 줄 아는 운동은 수영 뿐

나는 할 줄 아는 운동이 수영 밖에 없다. 땀 흘리는 것, 몸이 아픈 것, 더운 것 모두 싫어해 평생 운동은 못하고 살 줄 알았는데 수능 끝난 19살 겨울방학, 우연히 수영을 배웠던 엄마를 따라 처음 받은 강습 타지에서 대학을 다닌 나는 방학마다 수영을 배웠더라지. 10시 수업, 8시 수업을 다니다 약을 먹으면서 아침기상이 가능해지기 시작하며 7시 수업, 지금은 오전 6시 수업을 다닌다. 하루의 시작은 꼭 씻으면 시작되는 것만 같아서 아침수영을 고집하는 나. 비몽사몽할 때 물을 가르는 순간 각성이 된다. 덤으로 불어난 식욕은 어쩔 순 없지만 학교다니며 수영 다닐 땐 꼭 해야만 하는 숙제같았는데, 백수일 때 다니는 수영은 하루의 일과가 된다 (ㅋㅋ) 사회생활과 사람이 싫어 도망친 나도 사람이라 그런지 어딘..

살아야 하는 이유

올해 날씨가 막 따뜻해질 무렵이었나 시원해질 무렵이었나, 처음(?)으로 진지하게 한 생각. '이쯤에서 그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오면 많이 우울해진다던데, 회사를 그만둔 후 아무도 없는 집 방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도로를 지나가는 수많은 차들을 보며. 살랑살랑 시원한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잘만 굴러가는구나.] 뭐라도 해보자, 일단은 혼자 있어보자. 더워진 날씨의 절정에 찾아온 엄청난 무기력함. 운동으로 하루의 성취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네. 하루하루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일, 돈에 구애받지 않고 했던 그 안정감있는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던 잠깐의 시간 이었는데 9월 말 소득은 없고 해볼만한 공고들이 뜨고 자소서를 써보려고 바둥바둥..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