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날씨가 막 따뜻해질 무렵이었나 시원해질 무렵이었나, 처음(?)으로 진지하게 한 생각.
'이쯤에서 그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오면 많이 우울해진다던데,
회사를 그만둔 후 아무도 없는 집 방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도로를 지나가는 수많은 차들을 보며. 살랑살랑 시원한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잘만 굴러가는구나.]
뭐라도 해보자, 일단은 혼자 있어보자. 더워진 날씨의 절정에 찾아온 엄청난 무기력함.
운동으로 하루의 성취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네.
하루하루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일, 돈에 구애받지 않고 했던 그 안정감있는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던 잠깐의 시간
이었는데
9월 말 소득은 없고 해볼만한 공고들이 뜨고 자소서를 써보려고 바둥바둥되는데
또 드는 생각
'삶을 살기 위해선 즐거운 일도, 내키는 일도, 안정적인 삶도 돈이 있어야하는데
그 치열한 삶을 죽을 때 까지 거진 40년 넘게 해나가야 한다는게 너무 벌써 힘든데
자신이 없다. 재미도 없고 그냥 다 그만두고 싶은데' 우울감 속박감
운전하는 중 보인 두꺼운 구름을 보며, 저 너머 세계는 뭘까 궁금해졌다
엄마 내 속도 모르고 <우울한 사람들은 하늘 구름 햇빛 너머로, 물 속 세계가 궁금해져 그냥 빠져들어서 죽는 경우도 많데>라고 말하고
아무생각없이 <그냥 하면 되는 거지>라는게 잘 안되는 나.
낭만적일거면 그냥 낭만 속에서 살면되지, 현실과 타협도 못하면서 현실 속에 사는건 인지하는게 좀 화가나기도
의 식 주 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면
의: 가끔... 적은 가격으로도 살 수 있으니
주: 나만의 주택 한채를 마련한다면
'식' 이게 문제다 문제. 계속 매 끼니를 먹어야한다는게, 실은 사람은 먹는게 문제지 뭐.
농부를 해야하나 싶다가도 또 돈 벌만큼 짓는건 '일' '의무'가 되는게 되버리니 싫기도하고
나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데,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고 기대했으면서도, 힘들어도 같이 일어나서 걸어가기로 했으면서도,
왜 나는 자꾸 혼자 넘어지고. 제 발에 걸려 넘어지고. 일어나기 힘들다고 먼저 보내려 하는지 나만 그만두고 싶어하는지
삶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게 뭔 의미가 있지
꿈 속에서 살았던게 꿈만 같네
그닥 살아야 하는 핑계도 합리화도 이젠 힘들다
바둥바둥 - 언제까지 - 속아볼까 -알면서도 - 끝이 안보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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