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일기장

[조각글1] 나의 꿈은 행복(feat. 돈)

Anping 2021. 7. 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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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 행복하게 살기

얼마 전 Hw은 내게 말했다.

'Yn, 너는 나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해 하는 것 같아.'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너와 함께 있는게 제일 좋고, 즐겁고, 행복하다.

 

나는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몇 년간 그것을 찾고자 방황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답은 바로 앞에 있었다.

꼭 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직업이 되거나 할 필요가 있나? 나는 너랑 함께하는게 행복한 것이고, 그게 꿈이다. 

그렇게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수단이 돈, 설득, 결혼이었다는 것.

 

 


너와 사귀는 이유: 내 가치관을 찾다

성공한 사람을 보거나, 면접 준비 과정에서 내 '가치관'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았다.

나는 내 가치관이 딱히 없다. 정의가 참 모호했다. 내가 행동하는 기준들은 많은데, 1가지로 정의가 되나?

 

근데 Hw를 만나는 이유를 오늘 끄적끄적 쓰다보니, 내 가치관이 정리되었다.

너를 만나는 이유: 함께라면 그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 너를 만나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내 가치관: 행복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

적다보니 이게 가치관인가 싶다. 그냥 내 멋대로 정했다.

 

 

 


 

돈과 결혼

나는 '돈'에 굉장히 얽매여 있는 사람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Flex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건 아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자면 참 길다. 간단히 가정환경이 그렇게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자.

아무튼 돈은 많으면 좋다. 돈이 없으면 불행해 질 수도 있지만, 그것이 행복할 수 있는 전부라고는 믿지 않는다.

 

엄마는 내게 '돈을 잘 벌거나 집에 돈이 많은, 집을 해오는 남자와 결혼 해야한다'라고 했다.

그래야 내가 최대한 걱정하지 않으며 살 수 있고, 되도록이면 일을 하지 않으며 생활하는게 편하다고.

엄마를 이해한다.

비교적 가난한 집에서 시집 온 엄마는 시댁에 구박에 시달렸고, 아빠와 다툴 때 큰소리 치지 못하는 것이 돈을 벌지 못해서 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그런식으로 엄마를 탓하는 것도 잘못이고, 엄마가 돈 관리를 잘 하지 못함도 잘못이다) 

그렇지만 답답하다. 엄마는 나를 누구보다 가까이 했지만, 누구보다 나를 잘 알지 못한다.

 

 


Hw와는 많은 이야기를 한다.

'나는 네가 대머리가 되도 좋아', '속옷만 입고 거리를 활보해도 상관없어.'라는 시덥지 않은 이야기.'

나는 길바닥에서 자도, 너랑 자면 괜찮을 듯', '요런 시설 안좋은 집에서 혼자는 절대 못사는데, 너랑 살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나도' 라는 대답이 항상 따라온다.

내가 살이 쪄도, 돈이 없어도, 넘어져도 그냥 그대로 나를 봐줄 수 있는 사람.

 

유희열 가수가 한 방송에서 아내와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행복해지려 오빠를 만나는게 아니라, 불행해도 오빠와 함께라면 괜찮을 것 같아"

나도 그렇다. Hw와 함께 있는건 행복하다.

그렇지만 Hw가 나에게 잘해줘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밑바닥이라도 함께라면 일어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사람의 존재가 행복한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한다.

내가 혼기가 차서 돈 많고 친절한 사람이 결혼상대로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결혼한다.

상대방도 그런 내가 나쁘지 않아 결혼한다.

이런게 틀린게 아니다. 운이 좋아 서로 사랑 할 수 있고, 가치관이 맞아 오래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결혼이 적어도 '나'에게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나 혹은 그가 나와 결혼한 조건이 평생 지속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사람과 환경은 변하고, 조건도 변한다. 그 순간이 오면 나와 함께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돈이 다시 생긴다면? 이미 상한 감정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돈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행복 그 자체라고 하지 않는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한다.

맞다, 나는 아직 결혼을 해 본적도 없고 이상적인 말만 늘어놓을 뿐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해보기 위해서, 내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서 라는 목적과 수단으로 결혼하고 싶지 않다.

함께 하고 싶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제도를 활용하고 싶다.

 

 

 


엄마의 중요한 가치관은 '돈'이고, 자신의 결혼이 힘들었던 것이 '돈'이라는 조건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다른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엄마가 생각하고 느낀 것은 위의 것이라 생각한다)

엄마와 나는 다른 삶과 경험을 겪었다.

나는 엄마의 생각을 지적하거나, 바꾸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당신과는 다른 결혼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것이다.

정말로 나의 행복을 바란다면, 자신의 기준에 맞춰 나를 틀렸다고 말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하지 않기를.

아마 그러려면 엄마의 상처를 꺼내 보듬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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