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일기장

[일기장] 2022 하반기 농축협 최종합격

Anping 2022. 12. 10. 14:13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OOO님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걱정이었다.
실은 면접을 보는 중에 벌써 합격한 것 같다는 걸 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필 합격 당일날 지역본부와 조합에서 연락이 와서 당혹스러웠다. 이런저런 생각 미루기를 며칠, 당장 앞둔 여행만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 다음엔?'. 이상하게 이번엔 합격사실을 몇몇 주변 사람말고는 숨기고 있다. 부모님도 모르신다. 낮에는 '그래, 입사해보는거야', 밤에는 '가는게 맞을까?'라고 자꾸 번복하게 되는 날들의 반복. 당장 거주지를 정리하고 옮겨야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선택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흘러간다.





H와 대화하며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결과를 넌 가졌어'
나도 누군가의 결과들을 수없이 부러워하고 시기했던 적이 있다. 정작 그들은 그리 행복한지, 맞는 선택인지 그런 고민들을 했을까? 내가 몰랐던 사실과 기분을 새로이 알아간다.


'이제까지 뭘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고 했던 네가, 드디어 뭘 하고 싶은지 생각이 막 떠오르는 시간이 될거야'
막상 입사하려고 하니, 쉬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생각이 난다. 새로운 공부도 하고 싶었고, 자격증도 따고 싶었고, 소소한 일거리로 생계를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하지만 입사를 하지 않는다면 이제껏 내가 계속 미뤄왔던 그 일들을 실행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너가 지금 고민하는 이유는 반드시 여기에 남아서 해야만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무직인 기간동안 나는 새로운 거처를 구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늘 고민만했다. 이 보금자리, 쉴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지만 동시에 이 생활을 유지해야만 하는 목표나 이유는 없다. 나는 입사를 해야할 이유는 없지만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지난 근무지보다 이번에 배치받을 지역이 좋기는 해, 주먹구구식인 문화는 비슷하겠지만'
일이나 문화는 거기서 거기일 것이다. 예상가는 어려움이 더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망설여지는거다. 영업, 손님응대 다 자신이 없는 거다.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같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쉬는 기간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다. 결국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한 걸까, 내 그 높은 이상은 결국 별 볼일 없는 거였구나. 난 무색무취하고 정말 바둥바둥 보통의 인간처럼 살게되겠구나. 가슴에 비수가 꽂혔다. 인정하기 어려웠다.


'내 주변 퇴사하는 사람은 2가지로 나뉜다. 첫째,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나오는 사람(창업), 둘째,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투자를 공부하는 사람. 너는 제 3의 이유, 투자도 창업도 아니지만, 보람과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나오는 사람.'
뭐, 현실적으로 내가 살고싶은 삶은 밥 빌어먹기 딱 좋은, 경제적인 창출이 어려운 일이긴 하다. 대책없는 사람일뿐.


아무튼 간에 두번째 퇴사는 더 쉬울거다. '아님 말고'라는 마음으로 두눈감고 입사를 해야지. 아니, 두눈감고 다음에 또 도전을 하면 되지 않을까?

아, 아마 내가 입사한다면 - 가족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워지기 쉬울거라 생각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타지에서 살 집을 구하며, '전세대출할께. 석사를 하든, 취업준비를 하든 2년 안에 취업할께'. 1년 반개월만에 첫 취업을 했다.
퇴사하고 타지에 올라오며, 취업할 생각은 없었지만 핑계라도 '취업공부 집에서 못해, 지원안해줘도 되니까 6개월만 올라갈께'. 1년계약 새로했었고, 어쩌다보니 취업했다.
나에게 취업을 어디 하라마라, 퇴사를 왜하니 더이상 내 밥벌이에 대해선 아무말 못하실거다. 기대하는 마음을 못본척 외면하지 않아도 된다. 이젠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으니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