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복약일지

[성인 adhd] 6개월 후기

Anping 2020. 11. 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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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개월 만

정신과에서 진료 받은지 6개월이 되었다.

진료 내용과 느낌을 블로그에 작성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었다.
그동안 약 용량을 계속 조절해왔다.2-3개월 가량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5개월, 어쩌면 더 걸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을 먹고나서 생활 습관이 많이 개선되었지만약물 만이 나를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플 때도 있다.지금 먹는 약도 내가 적절한 약을 먹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최근 진료에서 의사 선생님이 예전보다 한결 편안해 진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갈 때 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셔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 신뢰성은 없지만내가 생각해도 한결 편안해진 것 같다. 



2. 나의 생활

콘서타는 의지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모든 것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주지는 않았다.

약은 보조적일 뿐, 습관을 만들고 무엇을 할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함께 극복해야 하는 것인 것 같다.

 

- 규칙적인 생활 

: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난다. 

2n년 처음으로 쉬는 날에도 오전 기상 및 생활이 가능하다.

 

- 말끔한 정신

: 이전엔 아주 가끔 1-2시간의 말끔한 정신을 가졌었다. 항상 피곤하고 안개 낀 느낌이었다.

약을 먹은 후 2시간 후 부터 정신이 아주 말끔하다. 10시간 정도. 처음 느껴보는 맑은 정신이다.

 

- 약효가 떨어지면 예전과 같은 생활

: 저녁에 약효가 떨어지면 충동성이 커지고 늦게 잔다.

피곤해서 잠에 들면 아침에 약을 먹지 않게 되고, 15시간 이상 자도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한다.

: 약효가 떨어질 때 두통과 피곤이 한 번에 몰려오기도 한다. 낮잠을 통해 피로를 풀어줘야하는 것 같다.

 

- 생리 전 약효가 떨어진다.

: 본래 PMS 생리 전 증후군이 심했다. 평소 약을 복용할 때 보다 감정기복과 충동성이 늘어난다.

 

- 집중력이 늘어난다.

: 인강을 10분도 못 듣는 집중력을 가졌었다. 이젠 3시간도 들을 수 있다.

: 하지만 의지와 다르게 하루 7-8시간 공부하기가 힘들다. 

 

- 하기 싫은 것은 여전히 하기 싫다.

: 하기 싫은 일은 시작하기 너무 어렵다. 시작하면 잘 할 수 있는 추진력을 준다. 

: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결과물이 좋지 않다.

 

- 생각에 덜 집착한다.

: 여전히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다만 예전보다 생각을 담아두는 정도가 적어졌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들을 많이 정리했다. 

: 건망증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 못했다', '했어야 했는데'의 후회성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해야만 한다'라는 집착이 많이 줄었다. 

 

 

 

- 근본적인 불안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 '왜'그런 생각, 기분, 행동을 하는지 묻지 않고 생각을 흘려보내면 다시 생각이 난다.

: 생각을 덜하게 되는 것이 불안을 없애 주는 것이 아니다. 명상과 대화를 통해 집착하지 말고 나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오히려 생각을 덜하니 나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하지 않는다. 아주 아쉬운 단점이다.

 

- 주변 정돈이 잘 된다.

: 아침에 일어나 이불 개기, 최대한 설거지 및 책상 정리 매일 하기 등

발 디딜 틈 없던 전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놀라울 정도로.


- 감성 감소: 감성이 많이 감소했다. 매일 밤을 지새며 오늘의 나의 감정, 슬픔 등을 기록하던 날들이 없어졌다.그때의 일기를 보면 재미있기도 한데, 아쉽다.
등 

 

 

 

1) 콘서타

18-27-36-45-36-45현재 45mg을 유지하고 있다.초기 36mg은 항우울제 증량과 함께 했었는데, 

불안감이 콘서타 고용량 때문인가 하고 단독으로 다시 먹어봤다. 

4주 가량 테스트를 해본 결과, 피곤함이 커 45mg으로 정착했다.
의사께선 항상 몸무게의 0.8정도의 용량을 먹는게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 성인의 경우는 몸무게와 동일한 정도로 섭취해도 된다곤 하는데 그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고양감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된다. 나는 이상의 용량을 먹지 않은 이유는, 45mg도 충분히 나를 행동하게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 약을 먹지 않기 위함도 있다.

 

2) 산도스에스시탈프람정 (항우울제 SZ118, SZ119)

[먹기 싫은자 VS 먹으면 적응된다는자]

나와 가장 맞지 않았던 약이다. 동시에 정신과 약으로써 처음 먹은 약이었다.

이 약 때문 의사와 약 용량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 병원 옮길 뻔 했다.


부작용이 심했다. 첫 날 5mg은 급작스런 오한, 구토를 동반했고 의사선생님은 2.5mg으로 줄여주셨다.이후 콘서타를 증량하는 동시에 5, 10mg으로 함께 증량했는데 부작용은 크게 없었다. 

 

다만 내가 먹기 싫었다. 

이 약을 먹으면 내가 무채색의 인간이 되는 것 같았다. (adhd갤러리 인용)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당장 앞의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했지만,생각을 떠올리려해도 떠오르지 않고(공부할 때 조차) 커피를 먹어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다.

머리 속을 약이 짓누르는 것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침에서 저녁으로 복용 시간을 옮기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더 피곤했다.5에서 2.5, 1.25까지 쪼개 먹어봤지만, 콘서타의 고양감과 나의 개성(어찌보면 adhd의 특성)을 그저 누르기만 했다.

오히려 나를 더 신경쓰이게 하는 약이었다. 


진료 시 나의 불안함의 요소를 말하면 

약은 먹으면 적응된다는 말과 함께, 자꾸 이 약을 넣으셨다.

나는 먹지 않았다. 그리고 먹지 않겠다 했다.

 

현재는 복용하지 않는다. 나에게 맞지 않는 약이었던 것이다.

+성욕도 많이 떨어진다. 

 

 

3) 아빌리파이

최근 1달 정도 먹은 약이다.
항정신제라 해서 처음 처방 받았을 때, 굉장히 무서운 약이란 생각이 들어서 꺼려졌다.최근 회피성 몰입이 너무 강해졌고, 행동의 전환이 잘 되지 않는다 말씀드리니 처방해 주셨다.
약간 눌리긴 하지만(피곤한 느낌), 항우울제 보다 꽤나 나에게 잘 맞다. 

그럼에도 약의 부작용에 대한 의심과 불신은 아직 남아있다.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음... 부작용? 은 살이 찐다. 이건 그냥 생리할 때 다 되서 그런 것 같다.)
1mg에서 2mg으로 증량했는데, 거부감이 적다. 맨 속엔 속이 조금 아픈? 그런 느낌도 있는 것 같다.

아빌리파이 후기

 

[성인 adhd] 아빌리파이 후기

1. 아빌리파이 처방일지 (콘서타 45mg과 함께 복용) 10.24 - 10.30 (1주일): 1mg 10.31 - 11.06 (1주일): 2mg 11.07 - 12.04 (4주일): 0.5-2mg 잘라먹음 12.05 - 01.29 (4주일): 2mg 01.30 - 02.06 (1주일): 1mg..

yoonjjang-jo.tistory.com

 

 


 

 

나는 아직도 약 용량을 조절 중이다.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이되, 의사는 나를 잘 아지 못한다.그럼으로 내가 노력하고 객관화를 해서 적절한 약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처음 방문한 정신과에서 adhd가 아닌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하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adhd 진료를 찾아나섰다.지금 나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

그 의사의 예상 처럼 

그때 항우울제를 먹었더라면 무엇이 잘 못 된지도 모른채 

더 우울해졌을 것이다.


콘서타가 흔히 공부잘하게 한다는 약이란 편견이 있다. 

그들은 도움 받지 못할 것이다.

adhd로 의심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방문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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