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복약일지

[성인adhd] 나는 틀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2편

Anping 2020. 5. 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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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새로운 병원 찾기]

- 20. 04. 28



새로운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몇가지 기준으로 병원을 추렸다.




- 후기 있는 곳 vs 없는 곳

- 상담진단 vs 정밀진단

- 상담 길이, 예약 유무

- 성인전문 vs 아동전문



- 후기 있는곳과 없는 곳


adhd 커뮤니티, adhd협회, 정신과협회 등을 참고하여 각종 포털과 지도로 병원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다.

후기가 많은 곳도 있고 거의 한두줄 추천글만 있는 곳도 있었다. 


- 상담진단 vs 정밀진단

후기가 있는 곳 대개 정밀진단을 했다. 나는 상담을 오래, 친절히 해 주는 곳이 필요하다. 남에게 말하기만 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내겐 그게 중요하다.


- 상담길이, 예약유무

예약은 곧 상담 길이라 여겼다. 몇 추린 병원에 전화를 돌려 비용, 진단, 주분야, 예약유무 등 문의했다.


- 성인전문 vs 아동전문

adhd 전문병원 혹은 다루는 병원은 주로 아동전문정신의학과였다. '나는 성인이니까 성인전문 병원에 가는게 맞지 않을까?' 했었다. 하지만 성인adhd는 아동기때부터 있었을 것이고, 나는 아직 어리다는 판단하에 아동병원을 선택했다.


새로운 병원을 골랐다. 예약을 잡았다. 긴장되었다.





(1) 정신과 방문 준비

새로운 정신과 방문 전, 많은 걱정이 생겼다.

 

'이 병원에서도 adhd가 아니라고 하면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adhd라면 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까?'

'약이 몸에 나쁘진 않을까?'

'약은 나를 어떻게 바꿀까?'


걱정은 결국 부딧혀봐야 해결되는 것이다.  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adhd증상과 관련한 내 증상을 수기로 작성했다. 상담과 진단을 정확히 받겠다는 의지였다. 꽤 오래걸렸지만 2장정도로 압축할 수 있었다.



▶ 최근 증상, 이곳에 온 이유

  : 지난 글 참조 https://yoonjjang-jo.tistory.com/10


▶ 초등

  : 생활기록표에 '꼼꼼하지 못하다, 덤벙된다,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한다'

  : 자주 다쳤다


▶ 중고등 '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기

  : 엄마는 내게 좋은말로 그랬지만 '맨날 뭘 하고 있다, 꼼지락 거린다'

  : 좋아하는 것은 하루종일, 하기 싫은 것은 대충함

  : 과목별 편차가 매우 큼 (국어.4-5등급 벗어난적 없음. 수학과학. 1-3등급 벗어난적 없음)

  : 스터디 플래너 작성 못함 (계획대로 진행된적이 없었음)

  : 사물함, 책상 정리 안됨

  : 개인자율학습이 거의 안됨, 야간자율학습처럼 강압적인 상황이 필요했음

  : 말실수 잦음


▶ 대학 '나'에 대한 인식이 생기는 시기

  : 주변이 자꾸 신경쓰임 - 오픈석 공부 불가

  : 집중력이 부족 - 휴대폰, 자리에서 벗어나기, 인강 끝까지 못듣기

  : 요일, 시간개념이 잘 없음 - 수업 자주 잊음

  : 금방 말 한 것 기억 못하기 - 계속 되묻기

  : 한 번에 2-3개 일 하려고 하기 - 완성도 낮음

  : 계획 없음, 충동적 - 규칙적 생활 못함

  :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히면 아무것도 못함

  : 안절부절

  : 생각이 너무 많음 - 생각을 곱씹는 습관

  : 생각이 생각을 불러일으켜 주제와 벗어난 생각을 하는 습관

  : 1대1 전화, 페이스톡 혹은 대면, 하는 경우에도 혼자 다른 생각하기

  : 심한 건망증 - 기차에 짐 두고 내리고 다음날 깨닫기, 수업빠진지도 모르기, 은행갈때 통장 안가져가기 등

  : 금방 쓰던 물건 어디다 뒀는지 모르기

  : 흥미없는 과목 안듣기 - 그것이 중요한 과목이라 할지라도

  : 일 처리가 너무 느림

  : 말끊기


▶ 인턴생활 '공황장애 초기 증상'

  : 편히 쉬질 못함

  : 짬나는 시간에 개인 공부를 아예 못함 - 장소의 부적절함이라 생각

  : 지루하고 반복적인 행정업무에 진저리

  : 남과 계속 비교하고 자기비난

  :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 벗어나지 못함


▶ 이 병원에 오게 된 이유

  : 성인adhd 증상과 너무 유사하여 처음 정신과 방문, 강박·불안·우울 증상이 문제라며 항우울제를 처방받았음.

우울증에 대해 찾아보니 나의 증상과는 달랐음. (불면증, 체중저하, 지속적인 슬픔, 죽고싶다) 하지만 현재 무기력함, 피곤함, 우울감, 강박은 있다. 다른 병원에서 받은 심리검사는 '최근 7일동안 내가 겪은 것을 바탕으로'였고, 과거의 내 습관, 현재의 내 습관에 대한 상담이 전무했다. 나는 의지는 있지만 나를 통제 못함, 가족에서 오는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 나는 가끔 우울하고 외로울때도 있었지만 그때는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비롯된 피해의식, 자책감을 새로운 환경, 좋은 인물들을 통해 극복하는 과정도 같이 있었다.



 


 

 

덧붙혀 이러한 특성이 내 본연의 성격(개성)인줄 알고, 어떻게 극복해왔고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도 설명했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만 대충 하고, 꼼꼼히 해야할 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음

 내성적이다. 사람을 좋아하나 깊게 친해지기 어려움. 남의 눈치를 많이 봄. 그래서 혼자 있는게 편했다.

 집, 카페 공부는 절대 불가. 무조건 독서실 도서관.

 다른짓. 공부 1시간하기 위해 5시간은 앉아있기. 일단 앉아있었다.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 전화대신 문자

건망증을 줄이고자 달력은 무조건 크고 메모가 많이 되는걸로

   크게 메모하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

시간개념을 위해 아침 운동 다니기, 시간표 오전9시 시작하도록 짜기

무엇이든 2번이상 확인하기 (과제 날짜, 물건 등)

 너무 많은 생각이 들 때 다이어리 쓰기






(2) 새로운 정신과 방문

몇 번이고 읽고 고친 종이와 말하기 연습하기를 하면서 병원에 방문했다.

아동전문병원이었는데, 정말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막 병원을 가로질러 뛰어다니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다. 한편으론 '나는 어릴때 저렇게 까진 아니었는데, adhd가 아닌가?' 라는 의문도 들었다.


상담을 시작했다. 의사선생님은 조근조근 물어보셨고 나는 이에 대답했다.

'요즘 내 성격이 원래 이런줄 알았는데, 의심이 되요' 약간 모호하게 말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구체적으로 물으셨다. 어버버대기 시작했다. 머리가 백지가 될 때, '선생님, 제가 말을 잘 못할까봐 종이에 적어왔어요' 하니 종이를 읽어보시겠다고 하셨다. 다행이다. 또 첫 병원에서 받은 검사지를 같이 내밀었다.


종이를 바탕으로 몇몇 질문을 하셨다. (잘 기억이 안남)


- 말을 잘 끊는 편 인가?

  : 네. 말을 듣다보면 생각을 하고, 말을 다 들으면 잊는 편이다. 잊기 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말을 끊는다.

-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뭔가?

  : 처음에 '해야지' 하고 시작한 일이 변질되어, 정신차리면 나도 왜 하고 있는지 모르는 일들을 하고 있다.

- 가장 힘들었던 적

  : 가족사. 상황에 대한 생각들을 떨쳐낼 수 없었다. 생각들은 내 현재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했다.

    숨쉬기가 불편했었고 가슴통증이 간간히 있었다. 그땐 심근경색인 줄 알고 응급실도 갔다. 문제는 없었고, 공황      장애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 그 말은 생각에 집착을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것인가?

  : 맞다. 언제나 하나의 생각, 누군가의 흘러가는 말 한마디, 내가 던졌던 말 들은 혼자 다시 생각해 보곤한다. 

   늘 잘못했다 생각해 후회를 많이 했다. 해결방안도 뾰족하게 찾을 수 없었다. 내 성격이 그런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께선 내가 성인adhd으로 추정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보통 아동adhd의 70-80%는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있다 

 남아같은 경우 과잉행동으로 병원에 오지만, 여아 같은 경우 과잉행동이 적다. 다만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는 선생님들의   자세한 관찰이 들어간 것이라, 내 경우는 어릴 때 부터 기인한 것일 것이다."

"성인이 되면 과잉행동 대신 과잉생각을 한다. 걱정이 너무 많고, 다른 이의 말을 마음대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자기 탓을 많이 해 자기비난과 불안증, 강박증상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첫 병원에서 '불안, 강박, 우울'로 진단한 것은 adhd로 비롯된 증상이기에 틀린 진단은 아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만으론 adhd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성인adhd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바로 그 치료제를 먹으면 오히려 불안, 강박증이 심하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첫 5일간 항우울제만 복용하기로 했다. 이후 adhd 치료제를 통해 증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마음이 후련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또 불안했다.

'약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증상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확신하지 않았다. adhd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들이 생겨났다는 핑계를 두는 것 같았다. 성인adhd 증상이 모두 나와 같다 여겨, 그 증상에 치중하여 내 삶을 이야기 해서 오진과 과잉진료를 유도한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똑똑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소망이었다. 그렇게 나는 의심과 불안을 잔뜩 안은채 첫 약물치료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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