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복약일지

[성인adhd] 단점의 또 다른 말은 장점 1편

Anping 2020. 5. 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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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항우울제 복용 시작]

- 20. 05. 01


첫 약물치료가 시작되었다.

콘서타 처방에 앞서, 항우울제를 5일간 복용하기로 했다.


SZ118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5mg

자기 전 1알 복용



(1) 항우울제의 장점과 부작용

복용 후 아침이 됬다. 속이 메스꺼웠다. 밥을 먹어도 좀 메스껍고 계속 졸렸다. 

이를 뛰어넘는 장점이 생겼다.

평소 가만히 있든 떠올리기 싫든 떠오르던 생각들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생각을 하고 싶어도 생각을 할 수 없는? 머리 속을 누군가 억지로 누르는 기분이었다. 지금 해야하는 것 외에는 하나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예를들면

전: 씻자-귀찮다-안씻으면 나중에 또 후회할텐데-그러면 또 슬프겠지-하루가 빨리가겠다-공부해야하는데-스트레스-...

후: 씻자-귀찮다-그래도 씻자


잡념이 많을 때 항상 눈 근처가 피곤했었고, 생각이 많아 항상 사람이 붕 떠 있는 기분이었었다. 항우울제를 먹으니 사람 자체가 차분해진 기분이다. 불안은 생각이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약을 먹고 생각이 없어지니 알게되었다. 불안이 적어졌다.

 

 

 

다만 단점, 항우울제 sz118의 부작용이 급격히 나타났다.

저녁부터 갑자기 오한이 발생했다. 너무 추워서 별 춥지 않은 날에 보일러를 켜고, 목티와 후리스를 입고, 전기장판을 틀고 누웠다. 그리고 몸이 조금만 움직이고 차가운데 스쳐도 너무 아렸다. 땀을 흘리고 일어나니 몸은 아프지 않았지만 두통이 너무 심했다. 얼마 있다 오한이 다시 생겼다. 


"약 부작용이 생기면 중단해야할까?  두통약을 같이 먹어야할까? 계속 먹어야할까?"

병원은 이미 닫은 시간, 나는 일단 계속 먹기로 했다. 하지만 20분 후, 모든 것을 게워내는 구토를 했다.

몸에 힘이 빠져 누워있었다. 다음날부터 병원에 가기 전까진 약을 먹지 않았다.


이 외에도 얼굴의 열감, 배에 아픈 두드러기, 항문 부위 아픔이 있었는데, 곧 생리를 앞둬서 생긴 증상인지 헷갈렸다.




(2) 항우울제의 단점

병원에 가기 전, 약에 대한 나의 반응과 궁금한 점을 적었다.


- 커피를 먹어도 되나?

 : 상관 없음

- 타이레놀 같이 복용해도 되나?

 : 상관 없음

- 약 부작용에 대한 중단?

 : 첫 복용이라 부작용이 생긴 듯 하다. 약은 먹다보면 적응하기 마련이다. 일단 용량을 줄이자.


'생각을 하지 않게 되니, 살아있다는 생동감이 없는 것 같다'

모순적이었다. 약을 복용하기 전, 내 단점이자 고치고 싶었던 것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 생각이 적었으면' 이었다.분명 내 의지로 병원을 찾아 약을 먹으면서까지 고치려 했는데, 막상 고쳐지니 슬펏다.

 

 

하지만 지금, 생각은 변하지 않되 슬프지 않고 즐기기로 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의 단점'이라 여겨왔던 것들은 장점이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생각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려는 노력이었을 것이고, 망상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잡념이 없으면 다가올 미래에 불안하지 않고 유한한 삶에서 소중한 현재에 집중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장점과 단점은 다른 말이 아니다. 항상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다. 결정에 유용한 기준이 되더라도, 나의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기로 했다. 늘 긍정적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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