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일기] 백수일기 + 직장일기/농축협 채용 이야기

[퇴사일기] 그분께 보내는 편지

Anping 2022. 4. 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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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ping: 나
A: 그분



안녕하세요, anping입니다.
저는 몇 일간 쉬며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시진 않겠지만 2022년 몸이 쇠약해질 정도로 정신과 머리를 많이 혹사시켰거든요.
퇴사 직전까지 저는 A님께 하고싶었던 말이 많았습니다.
말 솜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업무가 많아 정신도 없었어서 늦게나마 글로 전해보려합니다.
지금이라도 읽기 불편하시다면 버리셔도 상관없습니다.


[A씨가 진정 삶-직장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제가 이전에 물었던 질문입니다.
'본소로 이동하는 것, 농약과 4종복비를 맡아 책임자까지 달성하며 금전적/지위적 이익을 누리는 것.'
무엇이든 간에 이것들은 A님의 가치이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폄하하거나 무시할 수 없고 존중합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부분은 다르니까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에 대한 2가지 질문입니다.

첫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본인의 생각과 방식이 정말 옳은가?
둘째, 그것이 정말 본인을 위한 것인가?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A씨는 원하는 것들을 얻으셨을까요?
그랬다면 축하드리지만 아마도 그랬지 못했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들이 A씨에게 대가처럼 돌아왔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A씨는 'anping'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계신가요?
가족, 거주지, 나이, 학벌, 월급과 같이 보이는 배경만 일부 아시고, 정작 제 성향은 잘 모르신다는 것을
이번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당신의 태도로 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악했다면 사직서 제출 이후 저에게 했던 말, 행동을 해서는 안됐으니까요.

단언컨데 저는 당신의 징계를 준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누가 잘했고 못했고 우열을 가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주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다만 '책임자 보고, 사직서 제출, 노동부 증거수집, 삼자대면 요청, 분리요구, 직무선택까지' 당신이 예상치 못한 일들은 결국 제 의지로부터 시작되었고, 제 선택에 달려있었습니다.
책임자분들은 이런 점들을 알고 최대한 제가 원하는 방향을 수용해 주셨었습니다.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시당할만 한 사람은 아니고, 당신이 주변 직원, 거래처, 주민들에게 까내릴 정도로 못한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A씨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결정권자 혹은 그것을 가진 이가 설득될 수 있는 행동과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그들을 조사하고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A씨가 내세운 <타인의 감정과 상황을 배려하지 않는 본인위주의 '명분'>식의 정치방식에 설득되는 타인은 몇 명이나 있을까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개인이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공존 공감하려 노력하는 것이 사회이고 조직입니다.








'A씨'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대해 아시나요?

내 성격은 어떻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것은 어떠한 것들이며, 과거 현재 미래 일들에 나의 영향이 무엇이고,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저는 잠깐의 회사생활에도 제 자신을 돌보고 생각한다는 것이 힘들었었습니다.
이른나이에 사회생활과 가정을 이룬 A씨는 더더욱 심적여유가 부족했고 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A씨와 제가 같이 보낸 시간은 물리적으로 짧았지만, 당신을 아는데는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우월감과 자존감은 다릅니다.

"내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했고, 책임자에 좋은 모습과 결과도 보였고, 주변인들도 나를 칭찬일색으로 대한다.
그러나 회사는 내가 원하는 본소로의 이동 요청을 반복해서 무시한다. 그 불만으로 비롯된 퉁명한 태도가 anping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실패에 대한 원인은 주변이 아닌 'A씨' 본인에게서 찾아보신 적이 있으신까요?

- 구매계 핵심이라 생각되는 농약담당자의 고충과 중요성 높이기
- 소문으로 남을 까내리며 본인의 대단함을 강조하기
- 중요한 일은 본인이, 잡일은 떠넘겨 편한하게 일하려 anping 갈구기

A씨는 나름대로 방법을 바꿔왔습니다.
그러나 방법의 변경이지, 근본적인 A씨의 생각원리와 결론도출 방식은 그대로였습니다.
늘 전제는 <내 생각은 틀리지 않고, 남을 이용도구로 내 이익 위주로 돌아야하고, 내게 생기는 변수들은 주변이 나를 알아주지 못해서> 였습니다.


주변 탓만 하는 것을 비난하는게 아니라, 문제해결과 목표달성을 위해 나자신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구매계 과장은 꼭 농약, 4종복비를 맡아야만 될 수 있나요?
- 구매계에서 농약업무를 맡으면 주무가되고 그 외의 업무를 맡는 자는 보조가 되는 것인가요?
- 본인의 본소이동을 위해 '구매는 누구나 가능한 업무'의 인식을 심으려 인수인계에 집중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주인의식을 가지고 노력해온 당신의 노고와 지식은 누구나 인정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 아니면 안돼'라는 인식의 틀을 깨닫고, 저에게 말씀하신 것 처럼 알을 깨고 나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A씨가 저를 힘들게 한 것이
제 사직으로 이어질 줄은, A씨의 징계로 이어질 줄은, 역으로 본인의 실체에 대해 소문이 날 줄 예상하지 못했겠죠.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안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내 실수를 인정하고, 나를 위해주는 이들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고, 앞으로 모두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그 속에서 반드시 우월감을 위한 질주가 아닌 A씨 만족을 위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얼추 마무리 되었네요.
제가 누군가에 조언할 만큼 성숙하진 못하지만, 작은 사회에서 보호만 받아왔던 당신에게
솔직하게 말해줄 이는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습니다.

A씨가 뒤늦게 죄책감을 든다고 했었던과 별개로
저는 사건을 경험하고 사직을 택한 것, 더 나아가 이 회사에 들어와 A씨를 만나게 된 것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매 순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고, 많은 성장을 이끌어주었습니다.
필연적으로 과거 제 선택을 후회하거나 실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보다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나은 무언갈 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앞으로의 제 몫이겠지요.



사실 저는 아직도 A씨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행위로 제게 준 상처와 피해에 대해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고
'회사가 나를 화나게 해서 어쩔 수 없었다'와 상관의 지적만 잘못했다 하셨으니까요
어차피 잘못한 부분이 없다 정신승리 하실 거고 진심어린 사과를 할 분도 아니시라고 받아들이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다만 반드시 A씨가 제 아버지께 직접 인사를 드려주셨으면 합니다.
성인인 딸이기에 직접 관여하시진 않았지만, 작은 관내와 제게서 모든 소문과 이야기들을 듣고 계셨었습니다.

A의 딸a는 학급반장이다. b는 부반장이다.
작년 반장이었던 b는 올해도 반장이 되고 싶어
- 반친구들에게 'a는 반장이 처음이라 일 잘 못할거야'라 소문을 내고,
- a에게 '너는 처음 반장하니까 몇개월 간 내가 반장할테니 너가 부반장하면서 일을 좀 배워' 압박을 가하고,
- 선생님에게 'a가 반아이들 관리를 나에게 떠넘기니까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주세요'라 말했다.
a는 어떻게 느낄 것이고 아버지인 A씨 당신은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이 제 부모의 마음입니다.
오히려 제가 당신의 끝을 보여주겠다 했을 때 아버지께선
'A도 가정이 있는 직장인이기에 네 이익을 위한 최소 수위로 조정하라' 먼저 배려를 권유했습니다.
그 마음까지 고려해 뵈었으면 합니다.



'최소한 나를 함께 일하는 동료계원이라 생각했었다면'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데'
'일을 안알려줘도, 최소한 주변 직원, 거래처, 주민들에게서 질문할 기회와 배울 권리만 방해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 일을 좀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당신도 처음이 있었듯, 나에게도 그런 시기였습니다.
혼자 잘나 성장했다 생각했을지라도, 저 조차도 당신에게 도움을 준 순간이 있었습니다.
A씨가 주는 도움은 당연하지 않다고 여기듯, A씨가 받는 도움들도 의무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주위의 배려로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받는 것임을 감사하며 살아가길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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