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은행은 위치싸움이다.
비대면이 확산되면 점차 어떤 상품을 어떤 손님에게 모바일로 최적화되게 파느냐로 바뀌고 있지만, 일부 큰 손님을 제외하고는 보통 근처의 은행으로 가기 마련이다.
청약, 펀드, 정책대출 등 1금융의 경우에도 비슷할진 모르겠다.
상호금융에서 일하고 있는 경험으로 말해보자면 보통 영업점에 오는 손님들은 정해져있다.
직장이 근처거나, 집이 근처거나, 가끔 지나가다가 보여서.
농축협에 오는 손님들은 정말 정해져있는데
1. 거래처
2. 조합원
3. 준조합원이자 보통은 40-50대 이상의 근처 주민
4. 근처 회사원
5. 간혹 주민과 회사원분들의 미성년자 첫거래
젊은 분들이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간혹 오시는 분들은
1. 농협은행과 착각해서 오는 분
2. 준조합원 세금우대와 예적금 금리가 높은 것을 알고 오는 극소수의 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독특하게 20살이 되면서부터 첫 금융거래를 농축협에서 시작했는데, 진짜 간혹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전국에 농협이 제일 많으니까”
그 당시에는 상호금융과 중앙회의 차이를 몰랐지만, 농협은행보다 많은게 농축협이었으니까 어쩌면 좋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간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조합별로, 지점별로, 작게는 직원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농축협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상호금융, 특히 농협의 경우에는 도/시/군 단위로 사업을 전개하는 품목농협을 제외하고는 보통 시/구/읍 단위로 조합이 지점을 낼 수 있는 지역이 제한된다.
(이는 예전 마을단위로 단위농협이 형성되었던 것을 통합했음에도 많이 줄어든 편)
그래서 전통적으로든 새로운 계획이든간에 그 지역에 어떤 산업과 주민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조합의 손님층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합의 규모, 매출, 상품, 사업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조합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기본틀은 조합 관할 구역에 무엇이 있는지가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품목농협은 관할구역이 넓기에 위치 좋은 곳에 선점해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전략적으로 기획이 가능하기에 굉장히 대규모 조합이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조합 내 구성원이 어떤 분위기를 형성해왔는지에 따라 직원문화와 업무수행에 있어 보수적이게 행동하는지와 유도리있거나 프리해지는지 달라진다.
지점직원 간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업무 통신을 보냈을 때 조합별로 수행해주는 업무의 정도가 매우 달랐다.
같은 조합이라도 지점별로 만나는 손님이 달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일이 매우 다르다.
나의 경우엔 입사한지 1년 정도 되었지만 짧고 길게 3개의 지점을 돌아다녔는데 그 부분을 확연히 느끼고 있다.
- 같은 성별/나이대 손님의 같은 업무를 처리해주더라도 손님의 분위기/성향이 확 달라진다.
: 같은 금액에 같은 사은품을 줘도 이 지점은 손님들이 더 달라고 떼를 쓰고, 한 쪽은 뭘 주든 그냥 감사하다며 받아간다.
: 손님의 분위기는 직원의 스트레스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 주거래 손님이 다르다.
: 아파트가 많던 지점에선 입출금/예금/공과금/상속업무가 많았더라면, 주변 공장지대의 지점에선 개인사업자/법인/보험/신용카드 업무가 많아진다.
: 일부 신도시 주변에는 미성년자 거래가 매우 많으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논밭 근처 지점에는 조합원에 관한 업무가 굉장히 많다.
: 본점에는 조합원 업무뿐만 아니라 복지대학/아카데미 등 지역 환원사업과 큰 규모의 대출건, 외국인 등의 거래가 많아진다.
: 시장 근처의 지점은 현금이 매우 많이 들어오며, 일부 거래처에 따라 현금이 매우 나가는 지점도 있다.
- 손님의 양이 다르다.
: 고령화된 주민이 많은 동네에선 20,24,25일 기초수급일이 되면 디지털에 익숙하지도 않아 일일이 업무를 직원에게 맡기는 손님들이 많았다면, 아파트 단지가 있음에도 인터넷 뱅킹이나 기계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주민이 많은 동네는 손님이 적다.
: 해당 지점 근처에 어떤 은행이 있느냐에 따라 손님이 갈라진다. 특히 1금융 영업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새마을/신협의 불안정성으로 농축협에 많이 몰리기도 한다.
: 신규직원은 손님의 양에 따라 업무를 숙지하는데 많이 차이가 난다. 업무지도를 받을 수 없을정도로 바쁘면 어려운 업무는 경력직원들로 옮기고 단순업무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지점에 어떤 직원으로 구성되어있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일 스타일이 많이 달라진다.
1. 지점 인원 및 업무분장
지점은 적은 인원으로 구성되는데 조합마다 업무분장 스타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업무가 과중해질 수도, 적어질 수도 있다.
또한 직원마다의 역량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보완이 되는 직원끼리 배정해야 업무가 잘 굴러갈 수 있다.
특히 직원 성향과 사이를 많이 고려한다고 한다. 그 외에는 지점 성별비율/직책별/주요 업무에 따른 배정 등이 있겠다.
2. 책임자
개인적으로 지점을 옮기고 나서 책임자에 대한 역량과 스타일이 계원으로써 업무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자의 역량으로서는 다양한 것이 있지만,
- 계원업무를 할 수 있는 지 / 잘 아는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보았는지)
- 계원의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지
- 계원의 판단을 넘어선 업무지시를 할 때, 정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지 (업무에 대한 책임감)
- 지점에 곤란한 민원/업무가 들어왔을 때 해결방안 발굴과 해결에 적극적인지
- 손님과 업무에 대한 허용도가 어느정도까지인지
- 업무추진에 대한 적극도
- 계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방법 (과도하게 질책하고 쪼으는지, 본인이 다 해결하는지, 좋은 말로 타이르는지)
- 지점 분위기 이끌기 (회식, 교육, 휴가 등)
등
3. 총무계
- 지점의 살림꾼
: 직원들이 직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복지 등을 놓치지 않고 잘 챙겨줄 수 있는지 등
4. 계원
- 예금주무의 역량 (보통 책임자의 역량과 상호보완되게 구성하는 편)
- 수신계원들 간의 합
: 3명이서 내방 손님을 함께 쳐내고, 휴가를 맞춰 가며, 교대를 하기도 하며, 대직자도 겸하기 때문에 의외로 중요한 부분인 듯.
- 신규직원이 들어올 경우 책임자와 계원들간 업무지도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처음 키울 땐 분명 힘이 들지만, 보통은 굉장히 잘 알려준다. 팀플이기 때문.
- 성별 비율
-인사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조합 내에서 지점을 계속 도는 직원이 있는 반면에, 한 곳에 오래있는 직원도 있고, 본점에 오래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
본인과 조합의 성향에 따라 무엇이 좋다라는 것은 확답할 순 없으나, 지금의 나는 일을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지점을 옮겨다니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보고-여러 직원들과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더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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